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Posted at 2008/11/05 10:29// Posted in 독서 흔적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비열한 유전자로 익히 알려진 테리번햄의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를 읽었습니다. 제목에서 오는 강렬함에 끌린 것은 아니고, Inuit님 블로그에서 서평을 본 후 읽을 결심을 했습니다. 요즘 돌아가는 장세도 그렇고 조만간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짧은 글을 하나 올리려고 하던 차에 투자 관련 서적을 읽었기에 몇 글자 새기고 가려 합니다.
몇 푼 안되는 돈으로 주식을 시작한지 이제 횟수로 4년이 되어 갑니다. 첫 시작이 코스피 1000 근처였습니다. 코스피 2000이란 큰 꼭지점을 찍고 다시금 종합 주가는 1000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그간 기쁨과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투자의 지표를 가치투자에 두었기에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덜 마음을 졸이지 않았나 자평합니다. 지금도 가치 투자라는 큰 획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지만, 그를 실천하는 과정 속에 저평가, 고평가의 판단 기술이 턱없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뇌와 환희 속에 지금의 투자 방법에 대해 좀더 고민하곤 했습니다.
이런 고민의 연장선 상에서 이 책의 주장이 있습니다. 저자 주장의 기본 바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 투자자는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허탈합니다. 급변하는 현대 금융환경 하에서는 일반 투자자들이 비집고 들어가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 합니다. 이런 생각의 밑바탕에는 구뇌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이성을 관장하는 신뇌(전두엽피질), 감정을 좌우하는 중뇌, 그리고 생존의 구뇌로 구성됩니다. 이 구뇌의 작용에 의해 투자자는 돈을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성적인 판단 이전에 벌어 들일 소득에 대한 애닳음과 투자금 손실에 대한 두려움에 판단이 흐려집니다. 투자에 있어서 이성적, 합리적, 추상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 비합리적인 구뇌의 작용으로 손실을 회피 할 수가 없습니다. 잘 자라는 꽃을 뽑아 내고, 시들어 가는 꽃에 물을 준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어봤을 겁니다.
그리고 구뇌의 작용 중 또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패턴을 찾으려 하는 겁니다. 과거의 패턴을 보고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 적절한 예가 기술적 분석이 아닌가 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과거의 금융 상황과 지금은 다릅니다. 그 시대의 잣대로 현재를 예측하는 것은 몽둥이 하나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여기서 시골의사의 '주식은 예측이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패턴이 아닌 현재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지요.
번햄은 투자에 있어서 구뇌의 작용을 억제 해야한다고 책 전반에 걸쳐 이야기합니다. 이런 일련의 구뇌의 작용에 대한 반발은 일견 가치투자와 맥을 함께합니다. 저평가된 다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가치주를 주가에 흔들림없이 보유한 뒤 적정 가치 이상의 고평가되는 시점에 매도하라는 주장에 구뇌가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이런 큰 주장아래 저자는 그 실천 강령으로 다음을 제시합니다.
- 가치투자를 하라.
- 규모가 더 작은 집에서 살아라
- 고정금리 담보 대출을 가져라
- 부채를 즉각 상환하라
- 월급을 주는 안전한 직장을 구하라
한마디 한마디가 간단 명료하지만, 실천하기엔 쉽지않습니다. 버블기의 조바심에 안정적인 직장을 팽개치기 일 수 이며, 레버리지의 달콤함에 부채를 끌어쓰며, 단기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변동금리를 쓰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주식투자, 재테크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루만에 이루어 지는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 역시나 4년간 수권의 주식투자서를 읽고 새겨오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처한 현실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허다하지요.
이 책을 보다보면 정액매입법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사와카미의 '정액매입법'은 개인적으로 자주 씁니다. 펀더멘탈이 깨지지 않은 주식의 주가가 떨어질 때는 정액 매입법으로 단가를 낮추는게 정답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자도 펀더멘털이 깨질 경우의 추가매입에 대한 경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2007/08/02 - [독서 흔적] - 사와카미 장기투자
2007/08/14 - [독서 흔적] - 농사짓듯 투자하라
전반적으로 재미읽게 읽었습니다. 기존의 고전 투자서들과 맥을 같이 하지만, 또다른 시각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신경학과 경제학의 결합이 신선합니다. 일전에 읽었던 복잡계와 경제학의 만남을 다룬 마이클 모바신의 '미래의 투자'와 같이 읽으면 즐거움이 배가 될 듯합니다.
2008/07/12 - [독서 흔적] - 미래의 투자
고전을 읽지 않은 분들이라도 투자에 대해서, 힘든 작금의 상황에대해서 위안을 얻고 싶으신 분은 일독을 강권합니다. 투자를 막 시작한 분이나 투자를 몇년간 해온 분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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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 Inuit Blogged 2008/11/05 23:24 [Delete]
파악해야 겠단 생각인데;;왜이리 잘 안되는지 ;; 일반투자자는 돈은 잃을수 밖에 없다곤 하는데
제 친구들을 보면 맞는 말이지만 욕심만 안부리면 자기만은 벌수 있다라고 다들 믿고 있더군요 --; 음
조금씩 해나가고 있는데.. 쉽게 남들만큼 돈을 벌지도 혜안을 가지지도 못하구요..
안되는 공부 열심히라도 하자는 주의입니다 ㅋㅋ
요즘 드는 생각이 화는 늘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겁니다.
근데 그 금전욕 물욕을 자제하기가 힘드네요 :)
써머리를 잘해주셔서 책 안읽어도 될 것 같아요. 헤헤..
왠지 선배의 족보를 훔쳐보는 기분이 들어요. ^^
아래 inuit 님 글을 보시는게.. 더 나을 것 같네요 :)
제가 늘 읽기는 읽는데.. 잘 정리하는지..
제대로 읽었는지가 늘 궁금합니다..
내맘대로 오해하고 있지나 않을지 말이죠..
첨삭지도해주시는 분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ㅋㅋ
틀린거 있음 가차없이 이야기 해주세요 ^^
시간이 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
졸렬한 글에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니 되려 미안하네요..^^
inuit님 글들 늘 잘 읽고 있습니다.